캄보디아 3일차
등록일 : 2025-04-07   |   작성자 : 최나경   |   조회 : 5

오늘은 아침 7시에 일어나 조식을 먹고 다일 공동체로 이동했다. 이 날 나에게주어진 업무는 점심밥 만들기였고, 계란말이를 맡았다. 계란말이를 뒤집는 건 어려웠고 실수도 잦았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 격려하며 이어나가니 실력도 어느 틈에 훌쩍 는 것 같았다. 이 밥을 받는 분들에겐 내가 만든 계란 한 점 한 점이 생명을 유지하는 원동력일 것이라 생각하니 약간의 부담감도 느껴져 더 열심히 계란을 부쳤다. 더운 날 불 앞에 서니 지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가 만든 달걀을 맛있게 먹어주신 주민 분들을 보며 뿌듯했다. 배식 때 나는 식판을 옮기고 배치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정신 없었다. 그치만 아이들이 나를 보며 간간이 웃어준 덕에 힘내어 일을 끝까지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배식이 끝나고 나는 설거지를 했다. 그 중 식판에 묻은 찌꺼기를 닦아내는 역할을 했는데 허리도 아프고 냄새도 났지만 싫진 않았다. 여태 캄보디아에서 봉사를 하며 늘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상기시키니 맡게 된 모든 일이 영광이었다. 굳인 일 같지 않고 오히려 맡겨주시고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는 감정만 차오르는 것 같았다. 설거지 이후 점심으로 만든 밥을 먹었다. (+점심 준비 후 한 아이가 내 머리를 해줬다. 처음 해보는 머리에 예쁜 꽃 장식도 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 예쁘다며 칭찬도 해주었다. 수준급인 아이의 솜씨에 감탄하기도 했다.) 오늘 새로 눈길이 간 곳은 놀이터였다. 아이들이 더운 날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을 타기엔 화상의 위험이 다분해보였고, 식사하는 곳 바닥이 틈이 있는 목재 타일로 이루어져있어 물건이 빠지기도 쉬워보였다. 커서 내가 여유로워진다면 재건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아쉬웠다. 다음으로는 쭝그리어 수상마을에 가서 주민 분들께 "어꾼 프레야 예수"를 외치며 꽈배기를 선물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톤레삽 호수에도 방문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다음으로 다시 다일로 돌아가 휴식을 가졌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더위를 먹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벌거벗은 한국사 영상 시청 도중 졸아버렸다. 다른 친구들의 학습 분위기를 흐린 것 같아 미안했다. 벌거벗은 한국사에서는 캄보디아의 아픈 역사 킬링필드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폴 포트 집권 당시 지식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여 인구 중 1/4가 사망하였다. 나는 그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가지고 실행에 옮겼는지, 참혹한 행동과 상반되게 세금은 왜 줄였는지 그 의도와 심리가 궁금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캄보디아에서 자녀를 둔 부모들이 교육을 막는다는 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저녁으로는 부대찌개를 먹었고, 짤막하게 수영할 기회를 가졌다. 수영 후 야시장으로 이동했다. 야시장에서는 캄보디아의 주요 생산물과 상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을 둔 어머니께서 구걸을 하고 계셔서 1달러를 기부했다. 어린 아이들이 저녁 늦게까지 위험하게 물건을 팔고 능숙하게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며 걱정되기도 하고 안타까웠다. 한 편으로는 약자를 내세워 얻어낸 동정심으로 이득을 꾀하는 어른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았다. 다일 공동체의 아이들은 불우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 내에서 꾸준히 행복을 추구하며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는 모습이 내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의 나는 부디 조금 더 확장된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밝힐 수 있는 반딧불이가 되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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