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아카데미 17기_캄보디아 해외봉사 11월 17일
등록일 : 2023-11-27   |   작성자 : 소혜령   |   조회 : 208






17일 아침 5시 30분 쯤인가 일어나서 개인적인 아침독서를 마치고 느긋하게 씻은 뒤 1층으로 내려가 다일공동체의 간사님을 만나 아침을 먹을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3층 정도의 큰 규모였고 1층 바깥에는 현지인 아저씨들이 많이 앉아계셨다. 그렇다. 맛집이라는 소리이다. 우리는 부속부위가 들어간(돼지 간, 소곱창 등의 다양한 부속부위가 들어있었다.) 쌀국수를 먹었는데, 면이 라면으로 잘못나왔다??. 그래도 되게 맛있었다. 캄보디아 음식은 특유의 향신료 향에 나하고는 그닥 잘 맞지는 않았는데, 이곳의 쌀국수는 지금도 조금씩 생각이 나는 맛이다. 내가 고수를 못먹는데도 맛있게 느껴졌던 현지식이었다. 먹은 뒤엔 버스로 20분 쯤 달려 다일공동체 밥퍼를 갔는데, 난 아무래도 밥퍼봉사를 도우러 왔으니 요리 일손을 돕고싶어 주방 잡일을 도왔다. 먼저 숟가락을 설거지하고, 마늘을 깎았는데, 늘 칼로만 깎다가 손으로 깎으려니 살짝 손이 아렸지만 금방 익숙해져 빠른속도로 깎을 수 있었다. 마늘을 깎은 뒤엔 달걀말이를 말러 갔는데, 이런 대용량에 큰 사이즈는 처음이라 어려웠지만 금방 익숙해져서 빠르게 달걀을 말며 동기와 수다를 떨던 중 어떤 어린아이가 들어와 '쭈어이'라고 달걀말이를 가리키며 말하는 것을 들어서 무슨 말인지 몰라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보냈다. 뒤늦게 다일 관계자님께 여쭤보니 하나 달라는 뜻이었다고...ㅋㅋㅋㅋ 모르고 안주길 잘한 듯 하다. 그 친구 주면 모두에게 다 줘야하니 말이다. 무튼 달걀을 말다가 동기오빠 한 명이 우릴 도와주러 오면서 그런 말을 했다. 같은 요리 담당 동기 한 명이 없어졌다고.. 그 오빠는 나와 함께 달걀을 말던 친구와 마저 달걀을 말았고 나는 그 사라진 동기를 찾으러 잠깐 나갔다가 그 동기가 금방 들어와 십년감수하는 경험을 했다.(물론 잔소리는 했다.) 그렇게 사라졌던 동기를 찾고 다시 달걀을 말러 가보니 나와 달걀을 말던 동기가 본인이 하겠다며 나가서 아이들을 놀아주는 것 어떻겠냐는 나이스한 제안을 해준 덕에 나는 나가서 현지 아이들 비행기도 태워주고, 업어주고, 술래잡기, 쎄쎄쎄 등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분명 말이 안통하는데도 즐겁게 놀 수 있었다. 아이들의 미소를 보니 평소보다 더 힘이 나는듯 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맑은 날 아름다운 아이들이 모여 음악에 맞춰 율동을 추는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다. 그 후 밥이 다 되어 그 유명한 밥퍼식 배식을 함께했는데, 겸손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받는이가 떳떳하도록 한국의 정을 나누는 그 행위가 너무 귀하게 느껴졌다. 나눠주며 외치는 '어꾼 쁘레아 예수'라는 문장이 있는데, 뜻이 '예수님 감사합니다.' 라고 한다. 주는 입장인 우리가 더는 주는 입장이 아니게 된 것이다. 받는 이들이 더욱 더 높아지고, 그들이 감사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니, 내 마음 마저도 너무나 존귀해지는 시간이었다. 낮아짐으로서 귀해지는 이 기분 분명 봉사활동이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이 순수한 마음은 돈이나 현물 등의 물질이 오간다면 절대 통할 수 없는 그런 따뜻하면서 시원한 감정. 그런 감정은 처음 느껴보았기 때문에 난 꼭 이런 행복을 알려준 다일에 언젠가 또 봉사활동을 하러 가고 싶다. 

그 이후 점심을 먹은 뒤 다일에서 운영한다는 샘물유치원으로 친선봉사를 하러갔다. 그 유치원은 밥퍼 사무실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마을이었는데, 수원이 원조해서 만들어진 수원마을이었다. ㅋㅋ 마을 이름이 '수원마을' 한글로 적혀진 그곳 뭔가 익숙한 듯 이질감이 들었다. 마을 속에 그냥 문이 활짝 열려있는.. 방? 하나에 50명에서 60명 쯤 돼보이는 어린 유치원생 아이들이 줄을 지어 앉아있었다. 선생님은 2명 정도 계셨는데 한 반에 50명이라니.. 선생님들이 다 지쳐보였고, 말투가 다 조금씩 화가 나 보였는데.. 그들의 힘듦이 너무나도 잘 전달되어 안쓰러우면서도 (저출산으로 인한)한국의 높은 아동인권 속에서 자란 나는 저렇게 애들한테 소리쳐도 되나 하는 두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선생님들의 화 덕분(?)인지 질서가 잡혀있어 편했다. 유치원에서는 타투스티커를 붙여주고 종이접기를 하며 놀아주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주어서 기분이 몹시 좋았다. 난 동서남북을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ㅋㅋ 아이들을 놀아주고 난 뒤에는 한 명 한 명 (내가 밥 만드는 것을 도울 때 빵 만들기를 했던) 동기들이 만든 팜슈가빵 (진짜 맛있었다.)과 두 자루씩 귀엽게 포장한 새연필을 나눠주었는데,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는 아이들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그 후엔 다시 다일 사무실에 들어가 킬링필드에 관련한 영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를 시청하였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초반에 조금씩 졸기도 하였고 난 좀 자야겠다 하면서 영화를 보았는데 중반부로 갈수록 하필 내 취향이어서 쉬지 못하고 꽤나 집중해서 시청하였다. 난 원래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딱 그랬고 킬링필드 주제에 맞게 오히려 순화하면 순화했지 과장된 것 없이 집단적인 우매함이 가져온 비극과 세뇌 교육의 무서움, 인간의 양면성 등 심오하고 다크해질 수 있는 소를 너무 지루하지 않게 연출한 영화였어서 재밌게 보았다. 이후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 다시 10시에 뻗어 딥슬립을 취했기에 숙소에서의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지만 위에 쓴 장대한 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소감을 풀어보자면 

이국 땅에서 발견한 한국의 아름다움과 그로인해 식사를 해결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통해 내 마음의 호수속에 기쁨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하루였다고 그렇게 17일을 소개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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