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12 / 22
등록일 : 2019-12-26   |   작성자 : 박현아   |   조회 : 1392

?길 것만 같았던 캄보디아에서의 생활도 오늘로 끝이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46일을 어떻게 버티나 걱정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나는 이곳의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이기적인 아이였던 것 같다. 항상 불만이 가득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그런 아이 말이다. 여기 도착했을 때까지도 그랬다. 물이 어떻고, 호텔이 어떻고 지금 생각하면 봉사를 목적으로 온 것을 생각하면 과분할 정도로 호화스러운 곳이었다. 다일센터에 가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거기 있는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입는 것 씻는 것, 먹는 것 모두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히 여기며 누리는 것들을 그 아이들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나라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곳에서 그 아이들을 밝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줬다. 가족을 주기 위해 하루에 한 끼만 나오는 식사를 비닐봉지에 싸가고, 갓난쟁이인 동생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10살도 안 되는 꼬마 아이들이 동생을 허리에 얹고 줄을 서며, 학교에 갈 아이들이 관광지에서 상품을 팔고 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식사를 우리와 나누기도 했다. 이런 아이들조차 나눔을 알고 배려를 아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난 내가 한심했다. 내가 봤던 영화와, 킬링필드를 떠올리며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더 떠올리게 됐다. 만약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폴 폿 같은 독재자가 아니라 모두를 포용하고 뒤처지는 사람 하나 없이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가 있었다면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친구들이 이런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알을 텐데. 지금보다도 더 많고, 좋은 혜택들을 누리고 있지는 않을 까 안타까웠다. 내 첫 해외봉사는 짧지만 긴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남을 배려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을 배우고, 리더란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 배웠다. 이런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준 리더십 아카데미와 8기동기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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