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12 / 21
등록일 : 2019-12-26   |   작성자 : 박현아   |   조회 : 1378

캄보디아에서 활동한 지도 벌써 3일째 오늘은 일어나기 쉬웠다. 아침은 다진 고기와 샐러드로 배를 채우고 다일센터로 향했다. 오늘은 빵 만들기도,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아닌 영화 감상이었다. 다음날에 갈 킬링필드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가자는 취지에서였다. ‘그들이 우리 아버지를 죽였다.’라는 영화였는데 거의 전쟁 영화였다. 나는 전쟁 영화를 싫어한다. 전쟁영화는 보통 실제 있던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게 많기에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아픈 역사를 눈으로 담는 건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괴로운 일이기에 마음이 아파 보는 것이 두렵다. 그래도 일단은 이 마음을 접어두고 영화에 집중했다. 의외였던 것은 영화가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된다는 것이었다.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가다보니 잔인한 장면들도 그만큼 적게 나왔다. 이 아이는 정말 평범한 아이였다. 춤추기, 노래하기, 놀기 좋아하는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집을 버리고 가족들과 길을 나서게 된다. 여기서부터 나는 마음이 아팠다. 이 어린 아이가 그 나이에 얼마나 무서웠을지, 가족들은 계속 걷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외삼촌네에서 머무르려 했지만 위험하다고 그마저도 쫓겨나고, 강제 노역을 당하게 된다. 솔직히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건지 감도 안 왔다. 나도 버티기 힘들 걸 그 작은 아이는 어떻게 버틸 수 있는 건지 눈물이 났다. 나중에는 아빠와 큰 언니가 죽고, 큰오빠 두 명은 전쟁터로 끌려나가게 된다. 자식과 남편을 잃고 또 다른 자식은 행방조차 묘연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아이들조차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는 어머니가 불쌍했다. 결국에는 아이들보고 이곳을 탈출하라며 고아원으로 걸어가라 하는데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심정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은 어머니와 막내 동생마저 죽어버린다. 하지만 결국 행방이 묘연하던 큰 오빠들까지 나머지 동생들과 합류하여 만나게 된다. 나는 그 장면에서 다행이라며 박수를 쳤다. 실제는 영화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을 텐데 씁쓸하면서도 다행이다.

 ? 

다음글
캄보디아 12 / 22 2019-12-26
이전글
캄보디아 12 / 20 2019-12-26

게시물 수정/삭제

  • - 게시물 열람 및 수정/삭제 메뉴 입니다.
  • - 글 작성시 입력하신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비밀번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