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해외봉사 세번째날
등록일 : 2019-12-26   |   작성자 : 유희은   |   조회 : 1395

 

다일센터에서의 마지막 날. 더이상 아이들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웠으나 다른 마을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도움을 베풀 수 있다는 생각에 새로운 설렘이 공존했다.

가기 전에,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라는 영화를 시청했다. 평소에 전쟁, 범죄 같은 긴장되고 무서운 영화를 못 보는 터라 옆의 동생들이랑 손을 꼭 잡고 보기 시작했고, 역시나 나는 주인공 '로웅'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눈가가 촉촉해진채로 영화를 보았다. 부잣집 딸이었던 로웅의 집이 하루아침에 망하고, 어린 로웅은 이 변화에 서서히 적응해갔다. 로웅이 적응해가는 동시에 로웅의 가족들은 하나둘씩 흩어지고, 죽어간다. 더불어 어린아이들을 패가면서 일을 시키고 밥도 제대로 주지 않는 인권이라곤 산산조각 난 캄보디아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과거에 이런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캄보디아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구나, 하고 이해가 됨과 동시에 우리나라처럼 아픈 역사가 있다는것에 울컥했다.

잘못된 리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는지 절실히 와닿는 순간이었다. 내가 그런 잘못된 리더는 아니었을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당시의 지뢰밭 피해자들이 모인 마을에 가서 새로운 아이들을 마주했다. 역시나 밝은 모습으로 환영해주는 사람들- 특히 우리에게도 공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인사해주시면 할머니가 인상깊다. 나도 서툰 발음으로 '중립쑤어'라고 인사를 드렸는데 내 마음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아이들 앞에만 서면 더운 날씨에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나도 모르게 저절로 힘이 솟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좋아할까, 아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나의 진심이 전달되기 위해 더 큰 목소리로, 더 큰 동작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번 봉사도 덕분에 내 몸은 혹사당했으나 더 큰 사랑을 마음속에 가득 담아 돌아갈 수 있었다.

사실 이번 해외봉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후폭풍에 이틀간 걸어다니는 시체로 사느라 후기도 늦게 올리게 되었는데, 그만큼 내 모든 체력을 쏟아붓고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D

나는 아이들을 위해 동생이 어릴때 입던 옷 들 중 깨끗한 옷들을 캐리어가 무게가 초과될 정도로 많이 가져갔었는데, 캄보디아까지 힘들게 가져간 만큼 이 옷들이 아이들에게 부디 잘 전달되어, 아이들이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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