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2일차
등록일 : 2025-11-14   |   작성자 : 스네자나   |   조회 : 2

2일차

 

오늘 하루는 맛있는 아침식사로 시작했다. 든든하게 힘을 낸 뒤, 우리는 드디어 기다리던 봉사활동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 동안 저는 또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이 나라는 제가 살아본 곳들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 속에 연못마다 피어 있는 연꽃이 정말 아름다웠고,

가는 길 곳곳에서 말들도 많이 보였다. 가장 놀라웠던 건 오토바이의 수였다. 거의 모든 길에서 오토바이를 볼 수 있었고, 대부분 두 명씩, 심지어 세 명이 아이와 함께 타고 가는 모습도 많았다. 저는 왜 여긴 이렇게 오토바이를 많이 타지? 이유가 있을까?’ ‘아이랑 같이 타면 얼마나 안전할까? 편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창밖을 계속 바라봤다. 사실 이런 풍경을 버스 안에서 관찰하는 게 정말 흥미로웠고, 앞으로의 며칠 동안도 계속 그렇게 관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봉사 장소에 도착하자, 귀여운 아이들이 몇 명 뛰어나와 우리를 반겨줬다. 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서 너무 반가웠다. 처음엔 아이들이 꽤 조용해서 이 아이들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랑 놀고 싶을까, 아니면 그냥 낯선 사람들이라고 생각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직접 만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다일공동체 영상을 시청했다. 단순히 봉사활동을 이렇게 하세요같은 안내 영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함께 일하고 계신 선생님들과 쏘타이 님이 어린 시절 다일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성장해 지금은 다시 이곳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고, 그 사람이 또다시 다른 사람을 돕는 선한 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영상을 보며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단지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저에게는 당연했던 식사라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고 소중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특히 직접 봉사활동을 하며 그걸 더 깊이 느꼈다. 우리가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과 시간을 쏟았는지 알기에, 그날 먹은 밥은 평소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그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우리의 노력과 마음이 담긴 결과였기 때문이다.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이제 아이들이 배를 채울 수 있게 되었으니

그다음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 부분이 정말 좋았다. 아이들이 이제 배움의 기회를 얻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뻤다. 이후 우리는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 소스 만들기, 채소와 고기 손질 등 여러 일을 도왔다. 그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놀았는데, 처음엔 솔직히 좀 어색했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줬고, 금세 모두가 함께 뛰어놀았다. 아이들과 뛰어놀며 느낀 건, 이게 생각보다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서 저도 행복했다.

다만 아쉬운 건,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시간을 써줄 수 없다는 점이었다. 조용히 서 있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혹시 외롭다고 느낄까봐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다행히 마지막엔 모두가 웃고 있어서 정말 안심됐다. 활동이 끝난 뒤에는 직접 만든 빵을 들고 마을로 가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나눠드렸다. 햇빛이 뜨겁고 줄이 길었지만, 그 빵을 받으며 웃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많은 분들이 배고픔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특히 굶주린 강아지들이 많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대표님과 함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표님은 우리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던지며 자기소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 질문들은 단순한 대답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들이었다. 대표님의 말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많은 사람들이 내 목소리가 단점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나만의 특징으로 만들었다라는 이야기였다. 그 말이 저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줬다.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언젠가 나만의 특별한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오늘의 봉사활동과 대표님의 말씀을 통해 저는 다시 한 번 감사함과 희망을 느꼈다. 작은 행동 하나, 한 끼 식사, 한마디의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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