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봉사활동 2일차
등록일 : 2024-11-12   |   작성자 : 서연우   |   조회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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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캄보디아에서의 봉사를 시작하는 날이다. 오전 조식을 마치고 빠르게 준비를 끝낸 뒤에 우리가 3일차까지 활동하게 될 다일공동체 센터로 이동하였다.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았는데 문 앞에 아이들이 서서 밝게 인사해주었다. 동생이 있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라 살짝 떨리기도 했다. 다른 조가 식당에서 요리를 돕고 아이들 머리를 빗어주는 와중에 우리 조는 청소 담당이라서 우선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의자를 모두 내렸다. 여기서 놀랐던 건, 우리가 의자를 내리면 되는데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하나같이 모여서 우리가 의자를 내리는 것을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열이 맞지 않으면 그것까지도 깔끔하게 맞춰주는 모습이 나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 같았다.

의자를 모두 내리니 애들이 내 몸에 달라붙어서 계속 놀아달라고 했다. 솔직히 다들 매달리는 게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지만, 애들이 다들 나를 좋아해서 붙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힘들어도 의지가 생겼다. 그렇게 몇 명이고 등 뒤에 태워서 업어주고 날려주고 하다 보니 내가 봉사를 온 건지 키즈카페에 온 건지 살짝 헷갈리기도 했다.

식당 조가 일을 다 끝내고 배식 시간이 다가왔다. 리더십아카데미 20기 모두 힘을 합쳐서 하는 봉사는 처음이다 보니까 서툴고, 일이 밀리기도 했지만 서로에게 화 한번 내지 않고 서로를 도우면서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아이들에게 배식할 때에는 그들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눈높이를 맞추고 예수에게 감사드린다는 뜻의 인사를 했다. 나는 운 좋게도 꽤 많은 애들에게 식판을 줄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애들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것이 아주 예뻤다. 배식이 끝나고 나면 계속해서 식판을 채워야 해서 설거지하는 조로 들어갔다. 정말 쉬지 않고 식판과 식기가 나오는데, 헹구고 닦는 동안 허리가 아팠다. 허리가 아파서 잠깐 기지개를 펴고 있는데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이 와서 내가 설거지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내가 할 일이기 때문에 걔들이 굳이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순전한 호의로 도와주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설거지까지 모두 끝난 뒤 우리도 밥을 먹고, 그 뒤에는 아이들과 함께 클레이로 만들기 놀이를 하려고 했으나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바람에 그것이 좀 지연됐다. 나를 따르던 애중에서도 유난히 내 옆에 붙어있고 싶어하고, 나를 '마마'라고 부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가 클레이를 만들면서 빨간 클레이로 나에게 하트를 만들어 주었다. 또 내가 만들고 있는 것들도 따라서 만드는 모습이 귀여웠다. 클레이 만들기가 다 끝나고 나서 각자 앞에 전시했던 걸 가져가는데, 애들이 다른 사람들 걸 막 주무르고 부수는 모습에 그 아이 것은 부서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앞에 나가서 잽싸게 그 애 것을 가져왔다. 그 애가 자기 작품이 망가진 것 같아 시무룩해하고 있엇는데, 내가 그 애 작품을 전해준 순간 좋아서 활짝 웃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첫날이라 익숙치 않았고 많이 힘들었지만 애들의 웃음과 마음이 그 힘듦음 모두 상쇄해 주었다. 첫날밤 자기 전에 여기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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