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봉사활동4일차
등록일 : 2025-01-08   |   작성자 : 홍주원   |   조회 : 10






2024년 12월 15일, 고요함과 움직임이 공존한 하루

 

오늘은 지난 이틀간 쌓였던 피로 때문인지, 온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다행히 오늘의 일정은 비교적 여유로워 숨을 돌릴 수 있는 하루였다.

 

어제 샀던 망고는 아직도 다 먹지 못했다. 망고는 정말 달고 맛있었지만, 우리에겐 너무 많았다. 남은 망고를 보며 맛있으면서도 다 먹을 수 없는 현실에 약간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오전에는 더 먼 곳으로 이동해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서 기도를 드렸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시간도 있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은 내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 점심은 간단한 한식 도시락이었는데, 새로운 경험이라 꽤 괜찮았다.

 

오후에는 내가 이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활동, “물속 정글 탐험”을 하러 갔다. 관광선에서 내려 두 명씩 탈 수 있는 작은 나무배로 옮겨탔을 때, 설렘이 가득했다. 노를 젓는 사람은 나보다 어린 아이였는데, 그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햇빛이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비쳐 물 위에 반짝반짝 금빛을 만들어냈고, 나무들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주변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오히려 덕분에 모든 감각을 열고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귓가에는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나뭇가지가 배에 닿는 소리, 노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새들의 지저귐과 나무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 자연의 교향곡은 내 머릿속까지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순간도 오래 가지 못했다. 갑자기 빠르게 지나가는 요트들이 물살을 일으키고, 시끄러운 엔진 소음과 매캐한 검은 연기가 이 조용했던 자연을 망가뜨렸다. 그 순간 인간이 자연에 끼치는 피해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으며 마음이 씁쓸해졌다.

 

물속 정글 탐험이 끝난 후,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톤레사프 호수로 향했다. 이 호수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라고 한다. 호수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 규모에 압도당했다. 끝없이 펼쳐진 수면과 잔잔히 이는 물결은 마치 바다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바다가 아니라 호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톤레사프 호수는 계절에 따라 면적이 크게 달라지며, 우기에는 약 1만 6천 제곱킬로미터로 확장된다고 한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는 정말 바다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우리는 관광선을 타고 호수를 유유히 떠다니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물 위에서 생활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물 위에 떠 있는 집에서 살며,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간다고 한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늘 하루는 평화로움과 감탄으로 가득 찼다. 톤레사프 호수의 웅장함과 물속 정글의 고요함은 아마도 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이 될 것이다. 저녁 식사는 여전히 맛있었고,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마음은 충만한 하루였다.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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